구독자 여러분께,
제13회 광주비엔날레 온라인 저널 『떠오르는 마음』 마지막 호 소식을 전합니다.
한국의 여러 진보적인 인권 운동을 마비시켜 온 동시대 복음주의 의제들에 관해 논하는 유연희(Yani Yoo)의 글은 한국 개신교가 근대사의 흐름 속에서 군사 및 독재 정권과 맺었던 복잡한 관계, 그리고 반공산주의에서 이민자, 여성, 성소수자 등 사회 약자에 대한 배척으로 이행한 담론의 변화를 분석합니다.
서구식 테크노오리엔탈리즘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현상과 기술 혁신화된 미래(들)에 직면하고 있는 아시아의 역할에 관한 담론을 연구해 온 프란체스카 타로코(Francesca Tarocco)의 글은 불교의 영향을 받은 우주론, 그리고 비인간 행위소와 자동 장치의 재현 문제로 탐구를 확장합니다.
아크바 압바스(Ackbar Abbas)는 “아시아를 본질적인 속성으로 환원하는 것은 서구를 본질화하는 접근에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더 나아가 파울 클레의 작품 〈지저귀는 기계〉와 영화 〈기생충〉을 분석하고 미술과 실재의 개념을 숙고합니다.
어떤 종류의 시민 사회 모델, 인식론적 정치적 참여, 상호 돌봄의 실천이 코로나19의 여파 속에서 새로 떠오를 수 있을까요? 에드나 본옴므(Edna Bonhomme)는 본 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중 몇몇에게는 트라우마로 인한 고통을 받아들이는 게 익숙하다. 우리는 목, 등, 심장으로 파고드는 깊은 상처를 지니고 있다. 또 다른 죽음의 비보를 들을 때마다, 격리로 인해 오래도록 지속되는 스트레스에 관해 들을 때마다 그 이야기가 귓전에 맴도는 것은 고통스럽다. 이러한 고통은 원하는 대로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할 수 없도록 마비시키는 근심, 혼란, 혹은 우울증을 동반한다.”
주로 여자 무당을 높여 칭하는 ‘만신(萬神)’이 겪는 육체적, 신체적 변이의 고통스러운 여정, 그리고 이들이 자신의 실천과 맺는 관계에 관해 더욱 깊이 살펴보고 싶으시다면, 학자 로렌 켄덜(Laurel Kendall)의 심도 있는 연구를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비엔날레의 ‘온라인 커미션(Online Commissions)’ 시리즈 다음 프로그램으로 키라 노바(Kira Nova)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선보입니다. 매주 한 편씩 공개될 그녀의 비디오 시리즈는 일본 현대 무용 부토의 기술과 동식물 및 곤충의 세포 기억, 우리의 신체 지능을 포용하는 다른 즉흥적 형태들을 통해 우리 자신의 비범한 가능성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합니다.
저널 『떠오르는 마음』은 기획 과정에서 저희가 가졌던 질문들에 깊이를 더하고, 이토록 힘겨운 시대에 공동체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왔습니다. 고통스러운 과도기를 살아가면서 이렇게 많은 미술가, 학자, 체제 사상가 여러분과 협업할 수 있었고, 변화의 헤아릴 수 없는 본성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었기에 저희는 더없이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이 흐름을 이어, 내일 2월 23일에는 새로운 공공 프로그램 ‘증강된 마음, 계산할 수 없는 것(Augmented Minds and the Incomputable)’을 시작하며, 세 가지 온라인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로렌 켄덜(Laurel Kendall), 김성례, 양종승, 윤열수가 참여하는 ‘떠오르는 영혼: 한국의 반체계적 친족 관계(Spirits Rising: Anti-Systemic Kinship in Korea)’는 이 링크(Zoom Webinar ID: 971 0878 5224 / 오전 11시~오후 1시)에서, 육 후이(Yuk Hui), 카렌 사르키소프(Karen Sarkisov)가 참여하는 ‘계산할 수 없는 것과 셈할 수 없는 것(The Incomputable and the Incalculable)’은 이 링크(Zoom Webinar ID: 987 9167 8365 / 오후 4시~오후 5시 30분)에서, 그리고 마야 인디라 가네쉬(Maya Indira Ganesh), 마테오 파스퀴넬리(Matteo Pasquinelli), 드미트리 파라뉴시킨(Dmitry Paranyushkin)이 참여하는 ‘지성의 대사 상태(Metabolic States of Intelligence)’는 이 링크(Zoom Webinar ID: 991 8733 3940 / 오후 6시~7시 30분)에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모든 이벤트는 광주비엔날레재단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도 생중계될 예정입니다.
끝으로, 저희와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공동 에디터 탁영준, 편집 위원 질 윈더(Jill Winder), 내용 감수 한나 그레고리(Hannah Gregory), 번역 조용경, 예스 모어 트랜스레이션(Yes More Translation), 유지원, 광주비엔날레재단 홍보마케팅부 이엘리사, 더불어 공공 프로그램을 이끈 외즈게 에르소이(Ozge Ersoy), 릭사 아피아티(Riksa Afiaty), 광주비엔날레재단 교육행사팀 천윤희, 박수빈, 동시통역 박재용, 최유진, 그리고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렘코 반 블라델(Studio Remco van Bladel) 여러분께 모두 깊이 감사드립니다.
본 저널은 추후 출판물로 발간될 예정이니 발행 소식을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출판물은 제13회 광주비엔날레의 온라인 저널 지난 4개 호에 수록된 에세이, 시 문학, 사색적 기고문 등도 아우를 예정입니다.
지난 몇 주 동안 저희는 광주 전역의 비엔날레 전시 공간에서 물리적으로, 디지털로 전시 설치를 진행하는 데 몰두해 왔습니다. 오는 4월 이곳에서 여러분을 맞이할 수 있길 고대합니다.
제13회 광주비엔날레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 공동예술감독
데프네 아야스(Defne Ayas), 나타샤 진발라(Natasha Ginwala) |